중요한 것은 머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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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 방 랑.
지은이. 김홍희. (사진가, 동주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1959년 부산 출생, 85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니콘 살롱 개인전을 시작으로 일본 사진계에서 인정 받음,
문예진흥원의 한국 예술선 2000 에 선정된
28명의 작가 중 한명이기도 함.국문학을 공부한 적이 있으며
지금은 부산 경성대 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고,
부산 달맞이 고개에서 ‘포토 갤러리 051’ 이라는
작업실이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출판사. 마음산책.
출판일. 2002.02.15.
ISBN. 89-89351-17-0.
면 수. 200쪽.
사진집을 구입해 본적이 없는 내가 싼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 갱지에 인쇄 되어져 있는 사진들을 보고 실망 했다.
잠깐 살펴본 사진들도 어두운 톤의 일상 장면이 반복되어 실망을 더했다.
사진집 인줄 알았지 사진 산문집 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나의 과오가 더 컸다.
그렇지만 책의 첫 페이지를 열었을 때부터
읽혀지는 글들이 말 그대로 산문이라 책을 잡은 지 두시간여 만에 끝을 봤다.
지은이는 고향의 지리적 여건 때문에 해가 뜨는 것만을 보았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방랑을 해가 지는 것을 보기 위한 것으로 이해 시키고 있는데
이런 방랑을 하면서도 항상 짊어지고 다니던 것에 대해 굳이 설명 하지는 않지만
파랑새의 교훈 같은 결론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불안한 결론에 대해
안도감을 갖는 이유는 지은이가 부산에서 카페를 하며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
있지 않다. 처음에 어둡고 칙칙해 보이던 사진들이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명암을
반복하며 마음 설레이게 하더니 마침내 보여지는 일상의 실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분명 찾아야 할 것을 찾기 위해
방랑을 했지만 모든 것은 삶의 일상이므로 일상에 묻혀 있는 자신을 응시하고
이렇게 바라본 자신의 마음속에 또 다른 방랑을 꿈꾸는 자아를 어루만지는 산문을 통한
사진집을 출간한 것이다. 산문 속에 담긴 일출과 일몰은 사진 속에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지은이가 내린 결론을 선명히 담고 있다.
지은이의 방랑과 더불어……
사진 산문집을 대한 것이 처음이라 다른 식으로 꼬집지는
못하지만 처음에 느낀 사진과 글이 따로 논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임을
산문을 통하여 깨닫게 되었다. 이 깨달음이 어쩌면 지은이의 사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보고 있는것 인지도 모를 일이다.
